Review/기계식 키보드

(키보드 리뷰) SPM PL87W 몽돌 텐키리스 키보드 사용 후기

정개 2025. 7. 19. 09:31

그동안 사용했던/사모은 키보드들은 몇 년 전에 출시된 모델들(레오폴드 750RBT, 앱코 K515)이었는데 앱코 K515를 시작으로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나는 '사고 싶은 키보드가 생기지 않도록 머리에 힘을 주어야만 했다'. 물론 머리에 힘 준 사람 치곤 한 달이란 사이에 많이 샀지만... 머리에 힘을 줘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아는 이유는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사람인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독거미니 아우라니 하는 유행하는 키보드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2024년 12월에 발매된 몽돌도 마찬가지였다. 


서론이 쓸데없이 길었다. 어쨌든 SPM PL87W 몽돌이 바로 그런 키보드였다.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실행에 옮기게 한 키보드. 타건샵에 가면 정말 눈이 돌아갈 것 같아서 타건샵에 갈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를 않았는데 우연히 시간이 남아 들어간 영풍문고에서 몽돌 키보드를 만나게 되었고.. 다른 키보드를 타건할 땐 별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몽돌 키보드에 손을 올려 키를 누르는데... 이거다 싶었다. 

키보드에 돈을 쓰다보니 확실히 점점 나의 (키보드) 취향이 어떤 건지 알아가고 있는데 (1) 일단 배열은 텐키리스 배열(80%, 87 키)이어야 하고, (2) 스위치는 리니어 타입에 작동 압력은 45g 이하, (3) 리니어를 좋아하지만 키캡이 하우징에 부딪혀 나는 소리라고 해야 하나 그 소리가 크게 나야하고 또 맑고 경해야 한다. 그리고 (4) 유무선을 둘다 지원해야 한다. 몽돌은 이 기준을 모두 갖춘 키보드였다.  

출처: SPM PL87W 몽돌 유무선 기계식 (블랙) : 다나와 가격비교

나는 전자기기도 중고로 잘 구입하는 편이지만 몽돌만큼은 고민하지 않고 신품으로 구입하였는데, 베이지, 화이트, 블랙 컬러 중에 베이지 컬러는 포인트 키캡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7개 더 추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컬러와 무관한 사항 같은데) 스위치가 기존에는 Bsun과 협업하여 제작한 스위치가 들어갔었다가 HMX와 협업하여 제작한 스위치로 바뀌었다. 키보드 유투버들 말로는 미세하게 차이가 느껴진다는 유투버도 있고, 또 HMX가 도각도각 소리가 나는 스위치를 원래 잘 만들기로 유명해서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무조건 신품을 구입해야겠다 생각했다. (혹시 중고는 잘 알아보지 않고 샀다가 초창기에 제작된 버전을 사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출처: SPM PL87W 몽돌 유무선 기계식 (블랙) : 다나와 가격비교

 
스위치만 따로 뺴서 소리를 들어보면 다른 리니어 스위치랑 아주 큰 차이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몽돌(국어사전에 보면 몽돌의 뜻이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이라고 한다.)이 부딪히는 소리를 연상케하는 타건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보강판과 흡음재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다. 

 
나는 기본 키캡은 심심하단 느낌이 있어 레오폴드 화이트 투톤 키캡을 체결해서 쓰고 있다. 레트로 키보드를 갖고 싶었는데 몽돌 베이지 하우징 색깔이랑 레오폴드 화이트 투톤 키캡 색이 매치가 잘 된다. 옛날 키보드를 쓰는 느낌을 내기 위해 RGB도 일부러 끄고 사용한다. 

다른 키들은 돌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데 스페이스바와 백스페이스의 타건음이 다른 이유는 스페이스 바와 백스페이스 키에 각각 Kailh Box Black 스위치와 Kailh Box Red 스위치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백스페이스 키는 원래 스위치를 끼고 사용했을 때 너무 타건음이 크게 들렸고, 스페이스 바는 스페이스 바를 들어올리기에 뭔가 기존 스위치가 버거운(?) 느낌이 있었다. 유명 유투버는 이를 '둔하게 올라온다'고 표현하던데, 키압이 조금 더 무거운 걸로 바꿔주면 더 낫다고 해서, 가지고 있는 리니어 키 중에 키압이 60g인 카일 박스 흑축으로 바꾸어주었다. 백스페이스 키는 그래도 바꾼 스위치랑 몽돌 스위치의 작동압력이 몇 그램 차이가 안 나서 그런지 소리가 얼추 비슷하게 들리는데, 스페이스 바는 키압 차이가 커서 그런지 소리가 좀 둔하게 들리긴 한다. 그렇지만 타건할 때 눌렀다가 바로 올라오는 속도가 비슷해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