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한국어교재

[한국어교재 리뷰]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어>

정개 2018. 10. 1. 18:47

  단원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나는 주교재 이외에도 여러 부교재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실 대학생 때, 봉사로 외교관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교재를 비교, 분석할 시간 여유도 없고, 무엇보다 책값이 너무 비싸서 여러 교재를 써볼 엄두를 못 냈다. 그런데 KOICA 봉사단원은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비를 일정액 지원받을 수 있어서 한국어 교육 단원으로 파견되고서 써보고 싶은 교재를 정말 마음껏 써볼 수 있었다. 초급 학생들만 있는 기관에 파견된 선생님들은 중, 고급 교재 연구를 하고 싶어도 할 기회가 없는데, 내가 파견된 기관은 초급부터 고급까지 학생들이 고르게 있어서 수업을 준비할 땐 너무 힘들었지만, 그 덕에 다양한 종류의 한국어 교재를 다뤄볼 수 있었다. 교재를 살펴보다가 괜찮으면 다른 선생님들에게 연락해서 추천하곤 하는데 기왕이면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블로그에 올린다.


  중급 수준에 오르면 조금씩 한국어책을 읽고 싶어한다. 하지만 중급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에 맞는 책은 학생들이 내용이 유치하다며 읽으려 하지 않고, 학생들이 뽑아 들고 간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 너무 어려워요.”라는 코멘트와 함께 돌아온다. TOPIK 지문 이외의 읽기 텍스트를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데 중급 학생들이 읽을 수 있게 재구성된 텍스트가 많지 않아 고민하던 중 만났던 책이 바로 박이정에서 나온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어>이다.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어>의 목차는 위와 같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그냥 읽고 덮는 책이 아니고 단어 설명도 있고 문법도 제시되어 있는 ‘한국어 교재’이다.



 한 단원은 이야기(본문) 4페이지, 문제 2페이지, 문법 2페이지, 사자성어/속담 1페이지, 문화 1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이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아서 좋다. 단어 뜻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나와 있고 한국어 설명은 따로 있지 않다. 본문에 나오는 단어를 따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단어를 따로 다 설명하려면 수업 시간을 다 써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숙제로 내주고 집에서 사전을 찾아봐도 뜻이 이해가 안 되는 것만 질문하게 했다. 사실 중급 수준의 학생들에게 '굽다', '비추다', '묻다' 등의 단어는 어려울 수 있는데 그래도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껴서인지 사전을 찾아가며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하는 걸 보며 놀랐다.



 하나의 이야기 뒤에는 읽은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끔 문제가 실려 있다. 채점을 해보면 이 학생이 얼마나 이야기를 이해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교재를 주교재로 사용하지는 않고 가끔씩 숙제로 내주거나 수업 시작할 때 시간을 재서 읽고 문제를 풀 수 있게끔 하는 식으로 활용하였다. <서울대 3A>, <서울대 3B>, <서울대 4A>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이 교재를 모두 써 봤는데, 써 본 결과 3급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고 4급 정도 되는 학생들이 보면 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