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해외봉사/국내교육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3일 & 14일차

정개 2016. 10. 23. 23:24
Day 13: 2주만의 서울 나들이, 그것은 슬픔이었어. (부제: 택시비 57000원)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장담하건데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 2차 면접을 보기 위해 하루 외출을 받아 서울에 다녀왔다.

어제 일인데, 아직도 내가 서울에 갔다왔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5분 면접 보기 위해, 길바닥에서 10시간을 보냈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8시에 체크아웃 하러 본부 가는 길에 마주쳤던  샘들이 외출복을 입은 날 보고 "민간인 같다.", "면접 못보면 들어 올 생각도 하지 마라." 라며 응원해 주실 때까진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코이카 교육원이 산 골짜기에 있다는 걸, 속세와 정말 단절된 곳이라는 걸, 교육원 버스 없이는 이곳 밖을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나는 몰랐다.

<from 교육원 to 서울>

(1) 도천리(교육원) => 주천면 버스 정류장
: 외출/외박 담당선생님께서 콜택시를 부르라고 말씀해주셨지만, 나는 그 5000원이 아까워서, 깨똑 지도의 말대로 마을회관 앞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었다.

그런데...

내가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건 8시 33분이었고... 그다음 버스는 10시...하하!  잠시 당황했지만 정신을 다잡고 콜택시를 불러 주천 버스 정류장까지 갔다.

(2) 주천 버스 정류장 => 원주역 (버스)

70개 정류장...생애 처음이었을 거다. 한 버스로 70개 정류장을 간 건...

(3) 원주역 => 청량리역 (무궁화)
 철도 파업 중이라 원래 한 시간에 한 대 있던 기차가 두 시간에 한 대씩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몰리고, 좌석은 매진이었기에 입석을 끊어서 서서 갔다. 잠깐 탄 콜택시가 5000원이었는데, 기차표가 5400원인가 그랬다ㅋㅋㅋ 기차 안에서 냄새도 나고 시험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입석으로라도 기차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돌아올 때와 비교하면..

(4)계획은 청량리역=>이촌역 (중앙선)이었지만 옥수역에서 잠이 들어 용산역에서 깸.

매일 중앙선 타고 등교했던 터라  긴장이 풀렸던 탓일까, 깜박 잠이 들었다. 그나마 시험장이 용산역과 이촌역 사이에 있어서 다행이었지, 안그랬으면 지각했었을 거다.

<시험장>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면접 보러 온 사람들은 훨씬 많았고... 나와 달리 그들은 엄청나게 준비해왔으며  시험장에서도 막판 정리를 하고 있었다... 정장을 갖춰 입고...

하필 또 가장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게 되어서 면접은 5분밖에 안봤는데 대기만 1시간 반을 했다.  면접 끝나고 나오니 거의 4시. 어라. 9시까지 복귀해야 되는데, 이제 슬슬 불안해진다. 나 교육원에 돌아갈 수 있겠지?

<From 시험장 to 교육원>
(1) 용산공고 =>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버스 타는 방향을 몰라서 반대로 가는 버스 정류장 갔다가 버스 한 대 놓치고, 그 다음 버스는 15분 뒤...ㅋ...  이때부터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

(2) '고속버스터미널 => 원주 터미널
원래  계획은 제천으로 가는 거였다. 그런데.... 미리 예매 안해뒀으면 다 매진되어서 8시 차를 타야한단다.  그럼 벌점 받는데요...
결국 원주 가는 표를 샀다. 그것도 한 시간 뒤에 출발하는 차로. 왜 나는 어플로 미리 버스표를 살 생각을 하지 못했나...ㅋ... 예상 도착 시간은 오후 7시.  깨똑 지도는 원주 터미널에서 교육원까지 1시간 반 걸린다고 알려줬지만, 나는 이제 안다. 3개 버스를 타야하는데 그 버스들 배차 간격이 각각 1시간 씩일 것이므로, 택시를 타야지만 제 시간 안에 교육원에 들어간 다는 걸.

(3) 원주 터미널 => 교육원
미리 콜택시를 예약해두지도 않았고 지금에서 부를 수도 없어서 결국 터미널 앞에서 택시를 잡아 탔다. 후.

쓰다보니 어제의 고생이 떠올라서 눈물이...모쪼록 좋은 결과가 있기만 바랄 뿐이다.

Day 14
 오후 9시까지 국별 연구보고서 제출인데 8시 58분에 제출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