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해외봉사/국내교육 18

[코이카 112기] 모두 안녕

​8주 간의 교육이 끝났다. 참 기다리던 순간이었는데 국내교육이 끝나기 며칠 전부터 동기들과 헤어진다 생각하니 울컥울컥 했다. 처음 영월 교육원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낯설고 '과연 두 달동안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서로에게 스며들기에 두 달이라는 시간은 그리 적은 시간이 아니었다. 빡빡한 교육 일정은 헤어질 준비를 할 시간도 넉넉히 주지 않았다. 물론 그속에서도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이별을 준비하긴 했다. 숙소에만 있지 않고 괜히 공동 공간에 나와 얼쩡 거리다가 한 마디씩 더 나누고, 일주일 전부터는 잘 찍지 않던 사진을 찍고, 시간을 쪼개어 편지를 썼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동기 샘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잠을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 발대식 때 &#0..

[코이카 112기] 6주차 직무교육 이야기 - 1

얼마만의 블로그인지 모르겠다. 이 블로그의 존재를 잊고 살았는데, 오늘 페북 친구 정리를 했다는 내 말에 란샘께서 "어? 그럼 샘 임지 가서는 블로그 안 하시게요?"라고 물으셔서 머리 한 곳을 맞은 듯했다. 핸드폰이 완전 박살 나고 나서 바깥세상과의 소통이 며칠 동안 불가능해지자 외부와의 소통에 대한 욕구를 아예 잃어버린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아도 카톡으로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않아도 마음에 어떤 헛헛함이란 게 없었다. 물론........ 국내교육 스케쥴이 나를 가만히 안 놔둔 게 가장 큰 이유였지만 :)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는 동안 마음은 편했다만 일기를 따로 쓴 것이 아니기에 지금 이곳의 생활을 기록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일기장에라도 따로 쓸 것을........ 이제 일주일밖에 남..

[코이카 112기] 영월 빌리지, 내가 접수하였도다

저번 외박 때 글 올리고 나서 열흘 만에 다시 쓰는 블로그다. 여기의 생활이 이제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그냥 일상처럼 느껴져서 그런가, 블로그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폰이 고장 나서 아예 의욕을 잃었던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24시간 붙어있던 동기들이 각자의 집으로 가고 난 후의 이곳 영월 빌리지는 매우 조용하다. 분명 오늘 아침까지(외박 가는 토요일에도 아침 운동은 빠지지 않았다!) 봤던 사람들이고 내일 저녁이면 볼 사람들인데 막상 있다가 없으니 매우 허전하다. 물론 그 허전함을 외부 손님들이 조금 채워주기는 했다. 외박 안 나가는 인원이 몇 없어서 교육동에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백수 스타일'로 숙소를 나섰는데, 웬걸!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엄청 많았다. (월드프렌즈 빌리지 투..

[코이카 112기] 24일차까지의 이야기

(1) 첫 외박 3주차 주말에 첫 외박이 있었다. 2주가 지나고 3주차에 들어서니 교육생들 전체가 지친 게 완연히 느껴졌는데 다들 외출/외박을 통해 '주님'(술과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오니 다들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나 또한 그렇고. (2) 책 읽는 사람들 내가 생각하기에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이 써봐야 한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거나 남의 글을 보는 건 좋아해도 글을 쓰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쓰기' 보다는 '읽기'에 치중해왔는데 이곳에 들어와서는 그 두 관계가 역전되었다. (사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쓰기 연습을 위해.) 자료실 봉사를 하다 보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샘들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또 오전 수업 시작하기 전이나 중간중간 짬이 날..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9일차

(1) 오늘도 어김없이 울리는 기상 음악, 그. 런. 데. 교육생들에겐 버릇이 하나 있다. 바로, 내일 날씨 (특히 오전 6시~7시 날씨)를 체크하는 버릇이. 전날도 어김없이 날씨를 체크했으나 비가 9시부터 내린다길래 다들 '어쩔 수 없군'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고, 6시 30분 기상 음악이 울리기 시작하니 아무 생각 없이, 늘 그랬던대로, 운동복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랬는데, 갑자기 당직 직원분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 나왔고, 우리는 모두 '일동 멈춤'. "비가 오는 관계로 오늘 아침 운동은 없습니다. 아침 인원 점검은 숙소에서 진행됩니다." 이미 밖에 나갈 준비 다 했지만, 뭐가 문제랴.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로........ (2) 우즈벡 이름이 생겼어요. 첫 시간에 선생님께서..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8일차

Day 18: 재난안전실습 in 영월 소방서 첫 주를 제외하곤 매주 하루씩은 외부 활동이 있었다. 3주차 목요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월 소방서에서 '재난 안전 실습'을 했다. 맨 처음은'CPR(심폐소생술)'. 이론 설명을 들은 후 실습을 하였는데 역시 간호 분야 단원들의 활약이 눈 부셨다.( 저는 보았습니다... 제 짝궁샘이 혼신의 힘을 다해 애니를 소생시키는 모습을요....... 정말 그 모형이 살아날 것만 같았어요. ) 사진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서 점심을 먹은 뒤 다시 돌아와서 완강기 체험, 로프 매듭 묶기, 소화기& 소화전 사용 연습, 난연 체험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 우간다로 파견되는 단원들이 '우간다에는 집이 다 1층 짜리밖에 없어 로프 묶어서 뛰어 내릴 곳이 ..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7일차

Day 17: 영어 수업 안녕ㅜㅜ, 국별 연구 발표도 안녕!!!! (1) 영어 수업 마지막 날이었다. 국별 연구 보고서 제출일이 23일, ppt 제출일이 25일이라 마지막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물론 나 말고 다른 선생님들은 그전에 미리미리 대본 작성을 끝내셨지만.... 왜 나란 사람은 D-day가 닥쳐서야 일을 하는지.......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출석부 순으로 발표 시작. 우리 반 선생님들 다들 발표 원고 못외우신다고, 보고 할 거라고 하셨는데, 다들 엄살...엄살이 심하셨어요!!!! 다들 잘하셨다는... 나는 대본보고 말하다가 청중에게 시선을 돌린 사이 흐름을 놓치고 말았고... 나는 이렇게 좌절하고 말았다!!!! (좌절한 순간은 1초밖에 되지 않았지만... j..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5일차 ~ 16일차

Day 15 : 내 인생에 최고의 운동을 만나다- 그 이름, 강강술래. 그다음날 아침 9시까지 국별 연구 PPT를 보내야 하는데, 저녁 이후에 '전통예술문화 익히기' 수업이 있다는 걸 알고 아침에 좌절 또 좌절이었다. 사실 강강술래를 엄~~청 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서 별로 큰 기대는 안했는데, 세상에... 그 어떤 운동보다 재..재밌어... (113기 분들이 언제 들어오실지 모르겠지만, 강강술래 추천드립니다.) 물론 약간의 반전은 있었다. 탈춤은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많다고 해서, 그나마 '서서 뛰어다니는 강강술래가 낫겠지'하고 강강술래를 택한 것이거늘.... 강강술래도 한다... 무엇을?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그래서 뛰다가, 앉았다 일어났다 하고, 그러다 보면 힘이 들어서...쉰다ㅋㅋㅋㅋ ..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3일 & 14일차

Day 13: 2주만의 서울 나들이, 그것은 슬픔이었어. (부제: 택시비 57000원)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장담하건데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 2차 면접을 보기 위해 하루 외출을 받아 서울에 다녀왔다. 어제 일인데, 아직도 내가 서울에 갔다왔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5분 면접 보기 위해, 길바닥에서 10시간을 보냈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8시에 체크아웃 하러 본부 가는 길에 마주쳤던 샘들이 외출복을 입은 날 보고 "민간인 같다.", "면접 못보면 들어 올 생각도 하지 마라." 라며 응원해 주실 때까진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코이카 교육원이 산 골짜기에 있다는 걸, 속세와 정말 단절된 곳이라는 걸, 교육원 버스 없이는 이곳 밖을..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2일차

Day 12: 현지어 수업의 서막을 올리다. (1) 5시간 동안 현지어 수업을 했다. 우즈벡어는 라틴 문자를 쓰기에 캄보디아나 스리랑카, 몽골로 가는 단원들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언어를 익힐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에 '과연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익힐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2) 현지어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1차 예방접종이 있었다. 양쪽 팔에 동시에 예방주사를 맞는 아주 진귀한 경험을 했다. (포스팅이 밀려서 12일차 일기를 하루 지나서 쓰고 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파상풍 주사를 맞은 오른쪽은 팔을 높이 들 수가 없다. 아침 운동하는데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나서 웃겼다.) (3) 주사를 맞고 나서는 '주천면민의 날' 행사에 대한 OT가 있었다. 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