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외박
3주차 주말에 첫 외박이 있었다. 2주가 지나고 3주차에 들어서니 교육생들 전체가 지친 게 완연히 느껴졌는데 다들 외출/외박을 통해 '주님'(술과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오니 다들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나 또한 그렇고.
(2) 책 읽는 사람들
내가 생각하기에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이 써봐야 한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거나 남의 글을 보는 건 좋아해도 글을 쓰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쓰기' 보다는 '읽기'에 치중해왔는데 이곳에 들어와서는 그 두 관계가 역전되었다. (사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쓰기 연습을 위해.)
자료실 봉사를 하다 보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샘들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또 오전 수업 시작하기 전이나 중간중간 짬이 날 때마다 책을 붙잡고 있는 샘들을 많이 본다.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려다가도 그 모습들에서 자극을 받는다.
(3) 파견 기관 발표
아직 한 주가 다 끝나지 않았다만 4주차 교육 최대 이슈는 '파견 기관 발표'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제 어느 기관으로 갈지 알게 되고나서 하루는 '멘붕'이었다. 이미 선임이 두 달 전에 귀국했으며 현재 그 지역에 코이카 단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도 멘붕의 원인 중 하나였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늘 하지만 아직도 나는 다 내려놓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전공 강의를 하는 곳을 원했는데 방과 후 수업만 하는 곳으로 간다'는 내 말에 '실망스럽겠지만 일로 부담이 줄어드니 좀 더 여유가 생기지 않겠냐'는 동기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동기는 이 블로그를 볼 리 없겠다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룸메샘들이 늘 열심히 PC 카톡을 두드리는 나를 신기해하시는데, 이렇게 카톡으로 지인들과 대화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 동기와 얘기를 하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가는 분야로 봉사 활동이 원활하지 않게 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봉사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물론 이렇게 마음먹기까지 하루의 시간이 걸렸으며 교육을 받는 중간중간에도, 또 임지에 가서도 울컥하는 순간이 오겠지만 지금의 생각은 그렇다. 오히려 지방 단원이라 생활비도 여유롭게 남을 것이고 언어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더 현지 사람들 속에 녹아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4) 파견 지역 파악 및 출국 준비 시작
'파견 지역 파악 및 출국 준비 시작'이라고 제목은 거창하게 달아놨다만 사실 선임 단원의 분기별 보고서와 인수 인계서를 읽어보고, 그래도 감이 오지 않아서 구글에 몇 번 두드려 본게 파견 기관 파악의 전부다. (근데 정말 정보가 없긴 없다. 오죽하면 자이카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을까. 카자흐스탄 교환학생 준비할 때의 기억이 났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래도 그때보다는 상황이 낫겠지.)
출국 준비라는 것도 그냥 가서 어떤 교재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는 정도이다. 그래도 오늘 다른 한국어 교육 단원 선생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어떤 교재를 주교재로 사용할지 내 스스로 정하긴 했다. 다만 선임 단원이 어떤 교재를 주교재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했는지 모르기에 선임 단원에게 연락을 하여 수업 인수인계를 받을 필요성을 느낀다.
'코이카 해외봉사 > 국내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이카 112기] 6주차 직무교육 이야기 - 1 (0) | 2016.11.26 |
---|---|
[코이카 112기] 영월 빌리지, 내가 접수하였도다 (0) | 2016.11.19 |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9일차 (0) | 2016.10.30 |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8일차 (0) | 2016.10.29 |
[코이카 112기] 국내교육 17일차 (0) | 2016.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