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니면서 한 번도 city tour bus를 타본 적이 없다. 뭐라고 해야 할까... 빨간 시티 투어 버스에 거부감이 좀 있었다. 여행지 정보는 가이드 북이나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데 시티 투어 버스를 타버리는 것은 발품, 손품을 팔지 않고 그냥 쉬운 길을 걷는 것처럼 느껴졌다. 젊은 배낭여행자의 패기였을 수도 있다. 아마 여행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왔더라면 이번에도 투어 버스를 타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일 년 넘게 이 나라에 있다보니 타슈켄트에 갈 때마다 식당-카페-쇼핑, 이 세 가지만 반복하는 게 이제 실증이 났고 뭔가 색다른 것을 하고 싶어졌다. 그때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이 빨간 버스. 블로그에서 정보를 찾아봤을 때 외국인은 20달러라고 해서 우리의 마음을 다소 무겁게 했지만 여행자의 마음으로 한번은 그냥 타보기로 했다.
언제 탈까, 기회만 엿보다가 나브루즈 연휴를 디데이로 잡았다.
시티 투어 버스는 ‘우즈베키스탄 호텔’ 앞에서 출발한다. 표는 따로 끊지 않고 버스를 탈 때 요금을 내면 된다. 우리는 호텔 안에서 헤매고 헤매다가 여행사 사무실이 있는 층에 내려서 직접 아래의 팜플렛을 받았다.
비수기라 그런지 안내 브로셔에 나오는 대로 자주 운행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여행사 직원이 직접 운행 안 하는 시간을 알려줘서 기다리지 않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정확한 시간을 알고 싶다면 우즈베키스탄 호텔 안에 여행사 사무실이 있으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티 투어 버스는 이렇게 생겼다. 원래는 빨간 색인데 광고 때문에 얼핏 보면 검은색 버스 같기도. 우리는 탑승 시간에 맞춰 갔는데 조금 일찍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들 2층 창문 뚫려 있는 곳을 타고 싶어하는데 몇 자리 되지 않기에....... (아, 우리가 city tour bus를 탄 건 3월이었다. 이때는 날씨가 선선해서 다들 2층 뚫려 있는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만 아마 지금은 다들 안 쪽에 앉으려고 하겠지...?)
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걸 좋아하고 해설자의 설명을 들을 수가 없다면 오디오 설명이라도 들어야 만족하는 성격이다. 타슈켄트 city tour bus도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 우즈벡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등 8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해서 처음에는 ‘(영어로라도)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용한 교실에 앉아서 영어로 들어도 이해가 될까 말까인데 달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들으니 잘 들리지 않아 나중에는 오디오 해설을 듣는 걸 아예 포기하고 눈으로만 감상했다. 한국어 설명이 추가되지 않는 이상 이 버스를 또 탈 일은 없을 듯하다.
아무르 티무르 광장부터 시작하여 위의 그림에 나온 것처럼 관광 명소들을 도는데 주차가 가능한 곳에서는 내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시간을 주고 주차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포토 포인트가 아닌 곳은 그냥 그주변을 지나가면서 오디오 설명만 나온다. 사진 찍을 시간은 5~10분 씩 줬던 것 같다. 우리는 현지적응훈련 받을 때 다 가봤어서 건물 안으로는 따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열심히 사진 찍었는데 만약 한 곳을 오래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가격은 우리가 탈 때는 5만숨이었는데, 공식 홈페이지(www.tashkentcitytour.uz/en)에도 7만 5천숨이라고 쓰여 있고, 최근 시티 투어버스를 탔던 사람들도 7만 5천숨을 냈다고 하니 7만 5천숨이 맞는 듯하다. (6세 이상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5만숨) 홈페이지에서 예약도 할 수 있는데 비자나 마스터 카드로 구입하게 되면 1.8배 더 비싸게 내야 하니 그냥 현장에서 표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추모 공원(мемориальный комплек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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